아빠 육아휴직에 좋은 점은 많지만 의외로 안 좋은 점도 더러 존재한다. 휴직의 달콤한 자유시간에 빠져 있다 보면 의외의 트러블로 회사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가끔 들곤 한다. 너무 좋은 점만 보고 육아휴직을 바라보지 말고 안 좋은 점도 함께 생각해 보고 신중히 결정했으면 좋겠다.
아빠 육아휴직이 안 좋은 점
1. 제한된 자유시간
아침에 등원시켜야 하므로 늦잠을 못잔다. 등원을 시키고 나서 9시 넘어서부터 자유시간인데 이것저것 학원을 보내다 보면 의외로 하원 시간을 빠르게 가져가야 한다. 하원 시간이 빠르면 그만큼의 자유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자유시간에 본인의 취미생활만 할 수는 없다. 빨래, 청소, 옷장 정리, 요리 등 가사도 그 자유시간에 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자유시간이 얼마 없다.
이 자유시간을 어떻게 알차게 보낼지 계획을 철저히 하지 않는 이상 집안일 하다가 끝나버릴 수도 있다. 아빠 육아휴직 시기는 대체로 아이가 어느 정도 커서 하기 때문에 이유식 만들기는 안 해도 되니 그나마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
2. 긴축정책
아빠가 돈을 안 벌어 오면 엄마가 버는 돈이나 지금까지 모아둔 돈으로 생활해야 한다. 엄마의 소득이 높지 않다면 한 달 생활비는 그 모아둔 돈에서 계속 빠져나가게 될 것이다.
의외로 육아휴직 때 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는데 여행한 달의 카드값은 500~1000 가까이 나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휴직 전에 충분한 계산을 했음에도 무조건 그 계산보다 많이 쓰게 될 거라고 장담한다.
지내다 보면 예기치 않은 일들이 많이 발생하고 그때마다 큰 지출이 있었다. 큰 지출이 있을 때마다 회사로 복귀할까 라는 고민을 몇 번씩 하게 될 것이다.
복귀 고민은 그냥 고민에서 끝나고 결국 긴축정책을 진행한다. 긴축정책을 하다 보면 하고 싶은 것을 못 하고 아이들 교육도 갑자기 비싼 곳은 기피하게 되며 먹고 싶은 배달 음식도, 외식도 적게 하게 될 것이다.
3. 보너스
중소기업에서 육아휴직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기업 다니시는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생각할 것이고 실제로 모아둔 돈이 있다는 것은 소득이 높은 큰 회사에 다니고 있을 것이다.
그런 아빠들이 휴직하게 되면 휴직 기간은 일을 한 것으로 인정해 주지 않아 그 해의 보너스는 확 줄어들게 된다. 그 보너스로 인해 휴직 전에는 여행도 다니고 갑자기 돈 쓰는 일에도 썼는데 이제 그 돈이 없으니 다음 해에 복귀해서 회사에 다녀도 긴축정책을 할 수도 있다.
4. 복귀 후 현타
회사 다닐 때도 중간중간 쉬게 되면 휴가 다음 날 가는 것은 그렇게 부담이 없는데 여름휴가로 길게 쉬고 다음날 회사에 갈때를 생각해 보라. 그 달콤한 휴식은 그냥 꿈만 같고 이제 그 꿈을 깨서 지옥에 가는 그 기분.
육아휴직으로 몇 달을 쉬고 회사에 간다면?
18시 칼퇴를 하더라도 집에는 육아가 기다리고 있다. 그 많던 자유시간은 이제 그대에게 영원히 없을 거고 그대의 자유시간은 아이가 잔 후에 겨우 1시간 뿐이다.
5. 아내의 잔소리
휴직을 하게 되면 육아뿐만 아니라 집안일은 아빠의 역할이 된다. 집안일을 조금이라도 소홀히 할 경우 아내가 퇴근 후 집안 꼴을 본 그녀는 잔소리 폭탄을 투하할 것이다. 화장실 거울에 자국이 있으면 남편을 부른다. 설거지가 제대로 안 되어 있으면 남편을 또 부른다. 머리카락이 매트 밑에 보이면 남편을 또 부른다. 그러다 보면 이제 잔소리를 들을 때마다 무섭고 짜증나게 되어 자칫 잘못하면 부부싸움으로 번지기도 한다.
6. 아내의 육아 노지원
육아는 전적으로 아빠가 해야하므로 아내의 육아 역할은 확 줄어들게 된다. 갑자기 줄어든 아내의 역할에 처음엔 당황할 수 있다.
특히 저녁에 아빠는 아이 씻기고 밥 먹이고 숙제 도와주고 있는데 아내는 집에서 혼자 티비 보고 있다면 참을 수 있겠는가?
하지만 참아야 한다. 돈은 아내가 벌기 때문이다. 못 참겠다면 육아휴직 말리고 싶다.
7. 심심
육아휴직을 하게 되면 대인관계가 끊기게 된다. 나의 자유시간은 아침 9시부터 낮 3시까지인데 그 시간에 나와 놀아 주는 사람은 없다.
내 주변 지인들은 모두 회사에 다니고 있으며 나는 놀고 있기 때문에 그들에게 말 걸기도 쉽지 않다. 저녁에 술 먹으러 나가는 것도 아내에게 눈치 보인다.
자유시간이 있는데 저녁에 또 자유시간을 찾는다? 눈치를 안 보는 아빠면 상관없겠지만 나의 경우 허락을 구하면 말 끝나기가 무섭게 아내는 “안 돼” 라고 말했다.
8. 백수 의심
육아휴직하는 아빠는 백수가 아니다. 그런데 아이들은 아빠가 집에서 논다고 소문을 낸다. 아이를 데리고 놀이터에서 놀면 엄마들이 삼삼오오 모여서 수다를 떨고 있는데 아빠들은 웬만하면 거기에 낄 수 없다. 괜히 아이가 백수로 소문을 내어 진짜 백수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든다.
그래서 아빠 육아휴직 비추?
위 단점들만 보면 비추라 느껴질 만도 한데 그렇지 않다. 어쩌다 쓰다 보니 단점이 많아 보이는 데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서 내 시간을 만든다면 위 단점들은 가볍게 넘길 수도 있는 일이다.
자유시간에 잠으로 허송세월 보내지 말라. 계획을 세워서 꼭 실천해야 의미 있는 육아휴직이 될 것이다. 그런 각오가 되어 있다면 강추다.
참고) 아래는 아빠 육아휴직 좋은 점에 대한 글이다.